부모가 되어간다

두 아들의 아빠가 되었다. 첫째는 다섯살이고 둘째는 두살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누구나 부모(父母)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느낀다. 하나에서 열까지 쉬운게 없다.

여름휴가로 워터파크에 놀러갔을 때의 일이다. 풀에서 첫째 아들이 혼자 놀고 있는 걸 와이프가 두어걸음 떨어져 앉아서 보고 있었다. 한 걸음 근처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두 남자애들이 앉아있었는데, 첫째 얼굴에 물을 뿌리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엄마가 지켜보고 있는줄은 몰랐나보다. 둘째랑 놀고있던 나는 와이프의 큰 목소리가 들려 급히 달려갔다. 첫째는 울고있고 와이프는 화를 내고 있었다. 설명을 간단히 듣고 나는, 두 녀석에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만 하고 자리를 떳다. 그게 와이프를 더 속이 상하게 만들었나보다. 아들을 괴롭힌 애들을 따끔하게 혼내는게 옳았을까? 다 큰 어른이 어린애들을 너무 심하게 혼내면 안될 것 같다고 얘기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아버지로서 아이와 와이프 앞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하는게 바람직했을까? 아이를 키우며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먼저 아들을 키워낸 수많은 현명한 부모님들은 어떻게 했을까? 제목은 직관적이고, 딸려있는 부제도 읽어볼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와이프와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바로 사 보았다.

글쓴이

이진혁씨는 교육분야에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는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표지 안쪽에 이력에는, 15년차 교사로 경기 창현 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며, 두권의 저서를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도 출현했다고 적혀있다. 아이들을 많이 가르쳐보고 학부모들과 상담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들을 잘 키우는 방법도 알고있고 그 내용을 자세히 책으로 적은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체적인 감상

한 마디로 기대에 못미쳤다. 문체는 장황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주장이 여기저기 있다. 문장에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단어가 자주 쓰였다. 그리고 글쓴이는 매우 고지식한 선생님일 것이다. 아이를 키우며 와이프와 같이 고민해야 할 주제들을 여러 개 담고 있다는 점에선 읽어볼 가치는 있다.

접힌 자국

위쪽 접힌곳이 꽤 많다. 이렇게 많이 접었다고? 생각보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던 건가 다시 생각해본다. 읽는 내내 마음에 안드는 페이지가 상당했다고 느꼈는데, 페이지 아래쪽 접힌 부분이 많지는 않다.

다시 읽을 계획

한번만 더 읽으면 충분할 것 같다. 읽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던 문장들이 정말 불편했어야 했는지 다시 살펴보자. 접어둘만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접힌 부분이 많았던 것은 왜 그랬는지 확인해보자.

발췌 요약

와이프와 같이 얘기해볼 만 한 내용을 내 생각을 넣어서 정리했다.

경제교육

물질적인 욕망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결핍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한 날을 정해서 장난감을 사주는 것을 예로 들었다. 첫째에게 마트에 갈 때마다 자주 장난감을 사주곤 했는데, 매번 고민스러웠다. 뭘 사달라고 심하게 칭얼거리는 편은 아닌데, 오히려 아빠가 더 신나서 사줬던 것 같았다. 와이프와 이야기를 해서 포도알을 다 모으면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 포도알은 착한일을 했을 때마다 하나씩 주는 것이라고 첫째에게 얘기 해줬다. 여기에서 착한일의 정의는 엄마와 아빠의 주관으로 정한다. 조금 의문이 들긴 했다. 엄마 아빠 말을 잘듣는 다는 것이 착한일에 속해야 하는 걸까?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공감이 되지 않는 예문

2000년대 초반부터 군 생활 적응에 도움이 필요한 도움,배려 병사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요즘에는 그 비율이 10%나 되지요. 10명 중 1명은 군 생활에 적응하는 데 굉장히 애를 먹는 셈입니다. 우리들의 아들 또한 훗날 군대에 가야 하므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군대뿐만 아니라 교실에도 마음이 여리고 쉽게 상처받는 남자아이들이 많습니다. …중략… 너무 쉽게 마음을 다치는 것도 분명 문제입니다. 남자아이들의 마음이 점점 약해지는 가장 주된 이유는 부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금만 마음이 상해도 아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부모,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어서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부모.., 이런 부모가 아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 책이 불편했던 이유를 한 단락 발췌해서 설명해보겠다. 저자는 군 생활에 적응 못하는 병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출처는 나와있지 않다. 그리고 그런 병사들이 증가 하는 이유를 쉽게 상처를 받아서 이며, 주된 이유로 부모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아들의 요구를 너무 잘들어 주는 부모때문에 마음에 쉽게 상처를 받고, 군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을 하고 있으나, 글의 개연성이 떨어지며 근거 또한 부족하다. 비약이 심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일반화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책의 여러군데에 이와 비슷한 맥락의 단락이 보였다.

내버려 두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도와 주는 것이 맞을까?

자기 효능감이란 어떤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입니다. 이런 마음이 잘 발달하면 역경지수가 높아지지요. 일상적인 과업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는 아들의 조력자가 되어줘야 합니다.

난이도가 높아서 아들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맞다고 공감한다. 부모에게 의지하게 만들지는 않으면서도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이 들도록 도움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선행학습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힘들다. 힘이 들면 의욕이 없어지며,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는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닌다. 그리고 학원에서는 선행 학습이 이루어진다.

사실 선행 학습은 남자아이들에게 더 해롭습니다. 남자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들보다 집중력이 낮기 때문이지요. 남자아이들은 학습 동기나 호기심이 충만해야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습니다. 공부할 내용을 다 알든 모르든 일단 한 번 배웠다는 생각은 호기심을 꺽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선행 학습을 한 남자아이들은 학교에서 딴짓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나를 배워도 제대로 이해하고 터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빨리 배워서 남들 보다 먼저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생각이 처음 들었던 것은 제곱의 개념이 헷갈렸을 때이다. 핸드폰 사업부에 입사하여 WCDMA, LTE의 이동통신 업무를 맡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무선신호가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속 푸리에 변환을 알아야 했다. 푸리에 변환식에는 다음과 같은 수식이 나온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쓰여진 식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곱은 지수만큼 밑을 곱하는 개념이다. 곱한다는 피승수를 승수만큼 더하는 개념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수에 허수 가 들어가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연상수에 허수가 지수로 취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제곱해서 -1이 되는 허상의 수가 지수로 들어간 순간부터 이해가 안되었다.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내면 신호로 변환되어 전달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성신호로 다시 복조되어 스피커를 통해 출력이된다. 그 과정 중 하나인 푸리에 변환이 이해가 되지 않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제곱과 곱셈 그리고 허수를 공식과 간단한 몇 문장으로 암기하는 것은 매우 쉬운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독서습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책을 읽고 나름대로 소화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들이 자랄수록 비판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내용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도록 가르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이 읽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무엇이고, 스스로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름대로의 논리를 끌어내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감정조절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잘못에도 크게 화를 낼 때, 아들은 온몸으로 그 모든 분노를 받아내야 한다. 눈치를 보다가 갑자기 욱하는 성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서적으로 학대하지는 않았는지 성찰해봐야 한다.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적지 않아서 마음 한켠이 뜨끔했다. 부모부터 화를 조절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자신이 완벽하게 이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결국에는 화를 이기지 못해 자기도 모르게 진짜로 아빠를 때리게 되지요. 진짜로 맞은 아빠는 정말 아파합니다. 그리고 민우에게 이야기 하지요. 민우야, 이렇게 때리면 아프지, 그렇게 하지마. 알았지? …중략… 아이한테는 어른과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아빠의 화내는 모습이 아들에게 똑같이 나타날 수 있으니, 아들과 함께하는 아빠는 최대한 화내는 것을 자제해야 합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알아차리는 일은 부모가 되었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중략… 부모가 화를 내면 아들은 어리둥절해합니다. 마음의 상처도 받지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분노와 원망이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와 똑같이 화내는 사람이 되어버리지요. …중략…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화를 행동이 아닌 말로써 합리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적어도 순간 욱해서 격렬하게 화를 내거나 감정에 이끌려서 행동한 후에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지요.

아들은 화가 나면 보통 행동으로 표현하는데, 이때 행동보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들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요.

“블록 조립이 생각대로 잘되지 않아서 민우가 속상했구나” “친구가 놀다가 반칙을 해서 민우 기분이 많이 안 좋았구나. 그래서 이렇게 화가 났구나” 부모가 감정을 온전히 수용해줄 때 아들은 화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화는 풍선과 같아서, 공기가 가득 차면 뻥 터치는 것처럼 마음속의 화도 과격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도덕성

100% 솔직함이 착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에 공감한다. 때로는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솔직해야 할 수도 있다. 도덕을 인지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부모는 아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많이 줘야한다고 한다. 도덕의 개념부터 알아보는 것은 아이에게 어렵다. 칸트의 정언명령까지는 아니더라도 알기 쉬운 예시들을 와이프와 의논해서 미리 생각해두면 좋겠다.

리더쉽

하나라도 다른 사람을 뒤에서 욕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 이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자신의 기준으로 흉을 보면, 듣는 사람에게는 2가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는, 듣는 사람이 흉을 본 사람의 기준을 받아들여서, 그 사람에 대해 편협한 인식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는, 흉을 본사람에 대해서 안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험담하는 사람은, 듣는사람이 그자리에 없으면 그 사람 험담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들게 만든다.

부모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들 역시 은연중에 존중하는 태도를 학습할 수 있거든요. 간혹 우리는 아이 앞에서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부모를 볼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못됐어”, “저 사람은 아주 게을러”등 다른 사람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지요. 이런 태도를 보고 자란 아이는 존중의 태도를 배우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을 흉보고 험담하는 일. 부모도 사람이기에 아예 안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조심해야 합니다.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 앞에서 본보기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부모 또한 인간으로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이니까요.

여행계획을 아들에게 세우도록 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떤 가정에서는 여행을 갈 때 아이에게 직접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계획을 세우게 하거나 아이에게 그 여행지에 대해 직접 가이드를 해보라고도 하지요.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서 발표를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일을 굉장히 능숙하게 해냅니다. 아들의 리더쉽을 키워주려면 민우처럼 직접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합니다. 의사 결정을 통해서 상황을 꿰둟어보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