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완독: 2017년 10월 10일 읽기 시작해서 동년 10월 13일까지 출퇴근 길에 읽음 

글쓰는 맛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더 볼 페이지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여러편으로 된 마블 영화의 첫 번째 작품을 본 것 같았다. 어떻게 글을 쓰고 글쓰기를 익히는 것인지 맛만 조금 본 것 같았다. 이렇게 써보세요 라고 유시민 작가가 알려주는 글을 더 읽고 싶었다. 서점에 들러 유시민 작가의 책을 찾았다. 표현의 기술? 이거 어쩐지 글쓰기 특강에 이어 글의 표현에 대한 얘기일꺼같아. 더 듣고싶었던 얘기를 해줄 것 같았다

글쓴이

작가 유시민은 80년대에 학생운동을 했었고, 보건복지부장관이였고, 진보성향의 정치인이었다. 노무현 전대통령님이 돌아가신 후 정치를 떠난다. 요즘엔 티비에 출연을 많이 한다. 자주 티비에서 볼수 있어서 좋다. 핵심을 날카롭게 찌르는 말솜씨와 너그러운 미소가 좋다.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되었을 때 작성한 항소이유서. 판사들도 복사해서 돌려 볼 정도로 잘 쓴 글로 유명했다 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쓰고 책이 잘 팔려 인세 수입으로 독일 유학을 가서 공부했다. 독일 유학생 생활 중에는 신문사 해외 통신원이었다.

저서

  • 어떻게 살 것인가, 청춘의 독서, 후불제 민주주의,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거꾸로 읽는 서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대한민국 개조론

만화

정훈이 만화가는 씨네21에 20년 넘게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트러블 삼국지가 있으며 명랑 만화를 그린다. 이 책에서는 삽화가 아닌 만화를 그렸다.

전체적인 감상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그리고 표현의 기술까지 세달 동안 유시민 작가의 책들을 읽었더니, 마치 유시민 작가의 숨소리마저 들리는 것 같았다. 책은 기대보다 더 좋았다. 글과 만화가 번갈아 가며 얘기한다. 이 책의 ‘표현의 기술’은 만화와 글이 섞여있어서 읽을 때 쏟아야 하는 힘이 자연스럽게 강약 조절이 되는 점이라 생각한다. 텍스트를 읽어나가며 쌓이는 피로도를 만화가 해소해주는 것을 느꼈다. 글쓰는 이유, 서평 또는 독후감,자기 소개 글쓰기, 보고서, 리포트, 책읽기 등 관심있는 주제로 꽉 채워져 있다.

접힌자국

접어둔 곳이 많다. 너무 접는 것 같아서 아껴 접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넘기기 아쉬운 페이지가 많았다.

아래쪽을 접어둔 한 페이지를 한참 동안 다시 읽었다. 왜 접었을까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읽을 계획

익히고 터득하고 싶은 ‘표현의 기술’들이 아직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았다. 글을 쓰다가 부족함이 느껴질 때 마다 다시 읽을 것이다. 블로그에 넣을 자기 소개글을 완성 하면 다시 읽어 볼 것이다.

발췌 요약

블로그에 내 소개 글을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 비워두었다. 쓰고 나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막연히 마음에 안들 뿐이지 콕 짚어서 어디가 어떻다고 하긴 어려웠다. 자기 소개 글을 왜 쓰려하는가. 여기부터 시작해보자. 그러면 소개 글 도입부를 마음에 들도록 운을 뗄 수 있을 것 같다. 5장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에서 자기 소개 글을 다룬다

왜 쓰는가

‘여론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글쓰기’와 ‘나를 표현하는 것이 목적인 글쓰기’를 구분한다면 ‘여론 형성’이 유시민이 글을 쓰는 목적이라고 말한다. 나는 블로그에 왜 글을 쓰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는, 새로 알게 된 사실과 느낀 점을 시간이 지나도 잊지않고 기억하고 싶다. 두번째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고 싶다. 그리고 세번째는, 정성껏 쓴 글은 나를 표현하고 나를 돋보이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조지 오웰이 ’나는 왜 쓰는가’ 에서 말한 글 쓰는 이유를 소개한다. 따져보니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오웰은 글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누었는데요, 뜻은 그대로 전하되 표현은 제 취향에 맞게 바꾸어 보겠습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입니다. 과학자나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똑똑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죽은 뒤에도 사람들이 잘난 인물로 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고요. 둘째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망’입니다. 자신이 보고 느낀 세상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며,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글에 담아 타인과 나누려고 한다는 것이죠. 셋째는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충동입니다. 자기가 발견한 사실과 진실을 기록해 후세에 남기려고 하는 욕구는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과 관계가 있습니다. 넷째는 정치적인 목적입니다. 여기에서 정치적인 목적이란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게 뭘까. 글쓰기에 필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을 난 해봤던 적이 있나? 하얀 종이나 컴퓨터에 아무렇게나 적으면 글이 되는 것일까. 작가는 ‘자기 생각’, ‘표현 능력’, ‘미학적 열정’이 글쓰기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해 글을 쓰려면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어야 하고, 그 생각을 정확하고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론 형성을 위한 글쓰기’와 ‘자기표현을 위한 글쓰기’는 사실 동전의 앞뒤처럼 들러붙어 있어요 생각과 감정을 멋지게 표현하려면 언제나 미학적 열정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제가 원하는 변화를 주려면 되도록 아름다운 글을 써야 하니까요 훌륭한 생각과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글은 저절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조지 오웰을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내가 두 책을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읽고 싶어졌다.

누가 감히 ‘동물농장’과 ‘1984’를 가리켜 예술작품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악플과 비평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다’. 김난도 교수가 쓴 책은 나도 두 권 모두 읽어보았다. 얼마나 아파봤고 흔들려봤길래 이렇게 책까지 내면서 청춘에게 청춘을 가르치려는 것일까? 서울대 교수인 글쓴이는 군사정권의 80년대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또래의 젊은 청춘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 넉넉한 집안 도움으로 연구실에서 평화롭게 공부했을 뿐 이다. 실제로 기분 좋지 않은 평을 들은 김난도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쓴 김난도입니다.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저를 두고 ‘x같다’고 하셨더군요. 제가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나요? 아무리 유감이 많더라도 한 인간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모욕감에 한숨도 잘 수가 없네요.

기억이 난다. 베스트셀러로 인기가 한참이던 때, 언젠가 부터 책을 깍아내리는 글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였다. 김난도 교수의 반응에, 어느 블로그에 올라온 소감을 소개한다. 운을 떼는 첫 마디부터 김난도 교수에게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너무 깊게 정곡을 찌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쓴 글이다.

글쎄요, 김난도 교수, 베스트셀러에 올라 서점가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과 본인이 세간에 회자되는 데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그저 책 많이 팔려 인세 늘어나는 데만 함박웃음 짓고 계셨나요? 그간 책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말씀하셔 놓곤 자신은 단 한 번도 아파하려 하지 않고 흔들리려 하지 않으시네요. 아직 청춘이고 어른이 안 되셔서 그런가? 아니면 자긴 이미 어른이니까 한 번도 아프고 흔들려서 안 된다는 건가요?

악플과 비판 글을 나누는 기준은, 틀린 글이라고 해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는지 여부와 논박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고 한다. 이 기준으로 다른 글들을 읽으며 연습을 하면 좋은 훈련이 될 것 같다.

나는 누구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자기 소개글을 쓰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어떤 생각이 나를 더 잘 알 수 있게 해줄까. 발췌한 문단 마지막 문장이 나한테 하는 말인 것만 같다.

나는 누구인가? 이름을 묻는게 아닙니다. ‘나’라는 철학적 자아의 특성이 무엇인지 묻는 겁니다. 인간 일반의 본성 위에 그 어떤 ‘자기만의 것’을 세웠는지 말하라는 것이죠. 질문은 간단한데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하려면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지해야 해요.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 사회를 보는 관점,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 내게 중요한 욕망과 그것을 실현하려고 선택한 방법,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이 어떠하며 그게 남들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합니다. 이걸 모르면 남을 흉내 내는 글밖에 쓰지 못해요.

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인문학의 중심을 꿰뚫는 질문입니다. 제대로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물어야 하고,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어떤 대답을 찾아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글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래의 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려는지 말하는 글이죠.

저는 자기소개를 할 때 두 가지를 반드시 챙깁니다. 첫째, 내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거짓 없이 그리고 명확하게 요약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에 심각한 ‘정보 불균형’이 있어요. 쓰는 사람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사실이 아닌지 다 알지만, 읽는 사람은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에는 읽는 사람이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가 없어야 합니다. 거짓을 말하거나 사실을 과장한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하는 거죠. 자기 자랑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일수록 소박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둘째, 자기소개서는 글쓴이가 읽는 사람들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써야 합니다. 읽는 사람이 중요하고 의미있다고 느낄 만한 사실을 중심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철저하게 읽는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자기 인생을 요약해야 합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회사의 생존과 발전에 도움이 될 만 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업종, 시장 상황, 경영자의 철학, 조직 문화, 직종에 따라 기업이 원하는 사람의 특성은 기업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내가 그 조직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 경력, 인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도드라지게 강조해야 합니다. 읽는 사람의 관점에서 나의 인생을 발췌 요약하는 거죠.

그렇다. 자기 소개글을 ‘읽는 사람’은 사실의 진위를 알기 어렵다. 자기소개는 소설 한 편 쓰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도 많다. 진실을 진실성 있게 쓴 글과 거짓을 마치 진실처럼 진실성을 담아 쓴 글을 구별할 수 있을까? 유능한 기업인사담당자도 쉽게 구별할 수 없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는 어떻게 입사했을까 의문이 생길 정도로 실력이 형편이 없는 사람들을 적잖이 보았다. 서류심사와 면접은 어떻게 봤을까. 자기소개서에 거짓을 사실처럼 쓴 건 아닐까. 작은 것도 과장해서 포장한 건 아닐까. 서류도 붙기 어려운 요즘 취직시장에서는 자기소개글에 진실만을 담는 사람은 바보인 걸까. 능력과 경험이 뛰어나더라도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난 거짓을 사실처럼 쓰는 재주는 없다. 자기 소개서는 다른 사람에게 읽히기 위해 쓰는 것이다. 읽는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고 좋게 평가할 내용을 강조해서 쓰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내린다.

자기소개서는 정직하게 쓰되, 읽는 사람이 ‘우리한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도록 써야 한다고 말입니다. 읽는 사람이 다르면 자기소개서도 다르게 써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읽는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고 좋게 평가할 정보를 선택해서 거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학생과 직원을 선발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는 다 아실 겁니다. 첫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일반적 미덕을 지녔는지 살핍니다. 정직, 성실, 겸손, 예의, 열정, 인내심, 너그러움, 지혜로움, 기백, 포용력 같은 미덕 말입니다. 스스로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하라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다 믿어 주지도 않아요. 읽는 사람이 ‘아, 이걸 쓴 사람은 그런 사람인 것 같다’고 느낄 수 있도록 써야지요. 둘째,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인지 살핍니다. 활동 경력, 자격증 보유 여부, 외국어 구사 능력, 봉사 활동 경력, 성격 같은 것을 봅니다. 대학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는 공부를 열심히 잘할 학생인지 판단하려고 합니다. 기업이 사원을 뽑을 때는 그 회사의 특정 업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려고 하고요.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서 쓰는 자기소개서는 효과가 있어야 의미가 있겠죠. 지원자는 여러 미덕을 가진 좋은 사람이며, 지원하는 부서에 꼭 맞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을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자기소개서를 써야 합니다. 이것이 핵심이예요.

베스트셀러

짧은 글이라도 완성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단어 선택, 글의 배치, 논리 구성, 주장하는 논리를 문장으로 옮기기를 고민해야 한다. 고민만 하면 쉽게 글이 써 나가져지지 않는다. 글을 잘 쓰는 유시민 작가의 방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저는 글을 쓸 때 제일 먼저 주제를 확실하게 정합니다.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지 여부보다, 쓸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지 여부를 먼저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라고 해도 제가 쓰고 싶지 않으면 쓰지 않습니다. 쓰고 싶고 또 의미도 있다 싶은 주제를 찾으면 관련 자료를 읽으면서 글을 구상합니다. 초고는 빠른 속도로 씁니다. 문장의 멋보다는 내용을 채우는 데 초점을 두고 쓰기 때문에 초고의 상태가 좋을 리 없죠. 초고가 다 되면 그때부터는 횟집 주방장이 칼을 벼리는 것처럼 내용과 문장을 다듬어 나갑니다. 이건 중요한 주제니까 명료한 문장으로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쓰기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읽을 거야! 그렇게 믿으면서 말입니다.

글로 타인의 공감을 일으키려면 쓰는 사람이 독자에게 감정을 이입해야 합니다. 자신이 쓴 글을 타인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읽는이가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죠.

독자가 깊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글을 쓰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그렇게 쓰려는 의지, 둘째는 그렇게 쓸 수 있는 능력입니다. 능력이 있어도 의지가 없거나 의지는 있어도 능력이 없으면 베스트셀러를 쓰지 못합니다.

서평 - 서평에 담아야 하는 것

서평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으며 뜨끔했다. 글쓰기를 연습해본다고 책을 읽고 쓰는 글을 ‘서평’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니고 ‘읽고’ 라고 정했기 때문에 그랬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 그리고 발췌와 요약을 적는 글은 서평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서평이라고 한다면,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객관적 정보’와 ‘주관적 해설’이 적확히 들어있지 않을까봐 그래서 서평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글이 될까봐 망설여졌다. 어떻게 부를지는 책을 읽고 쓰는 글을 더 써보고 결정 해도 늦지 않다.

저는 서평이라면 두 가지를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대한 ‘객관적 정보’와 비평하는 사람의 ‘주관적 해석’입니다. 서평은 책 자체를 정확하게 소개해야 합니다. 누가 무엇에 관해 쓴 책이며 그 특성은 어떠한지, 책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소로의 ‘시민의 불복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올렸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책을 읽은 사람만 서평을 보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무슨 책인지 모르면서 서평을 보는 이가 더 많을 겁니다. 일단 어떤 책인지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소개해야 읽는 이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평은 또한 책을 읽은 소감, 해석, 평가를 담아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책 소개일 뿐 서평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쓴 서평을 읽으면서 같은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을 만나게 됩니다.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고 어느 쪽이 타당한지 따져 보면서 사유의 폭과 깊이를 더해 나갑니다. 바로 이것이 서평이 지닌 가치이며 서평 쓰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독후감 - 아이에게

독후감이 언급될 때 다시 뜨끔했다. 책을 읽고 적는 글의 ‘감상’을 다시 생각했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뜀박질이고, 요약을 하는 것은 걷기라 비유한다. 요약은 더 쉽고 독후감이 더 어렵다는 말인가.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을 발휘해서 옮겨 적는 것을 발췌라고 설명하고, 발췌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함축하는 것을 요약이라고 설명을 했다. 독후감은 여기에 감상을 더했기 때문에 한단계 고차원의 글이 되는 것일까. 감상을 적으려면 요약이 선행되어야 할까.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에서 감상을 적기로 했던 이유는 책을 읽은 후 내가 느꼈던 감정과 기분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요약 없이 감상을 적은 글도 독후감(讀後感)이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요약이 들어가는 건 감상을 공감하기 쉽게 곁들이는 것이다.

책 한 권의 핵심을 요약하고 소감을 말하는 것은 운동으로 치면 뜀박질입니다. 뜀박질을 하려면 먼저 두 다리로 일어서서 걷는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곧바로 독후감을 쓰라고 하기보다는 어떤 책의 몇 쪽 또는 일부를 읽고 요약하는 방법부터 익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권을 여러 개로 분책해서 하나씩 요약하게 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요약한 것을 가지고 부모님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책을 사 주고, 독후감 쓰라는 과제를 주고, 독후감을 보고 품평해 주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설마 하니 부모 노릇이 그렇게 쉽겠습니까?

다음에 정리하자

  • 책 읽기 - 감정이입해서 읽기
  • 발췌요약
  • 참고문헌 목록
  • 리포트 쓰기
  • 리포트를 쓸 때는 요약 정리해야 하는 텍스트의 콘텍스트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자기 색깔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장 스타일만으로 개성을 표현하려고 하면 성공하기 어려워요. 글쓴이의 개성과 색깔은 문장이 아니라 콘텍스트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를 반영하는 독자적 해석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 보고서와 회의록
  • 아이가 쓰는 글 격려하기 - 일기는 보지 않는다.